[기고] 해양도시 인천 학생들은 바다를 배우러 어디로 가야 하는가? 해양특성화대학 없는 해양수도 인천은 빈껍데기
인천은 바다 도시, 해양도시다. 큰 항구가 있고, 세계를 연결하는 공항이 있다. 그러나 정작 ‘바다를 제대로 배울 수 있는 대학’은 단 한 곳도 없다.
물론 인천대학교와 인하대학교에 해양 관련 학과가 일부 개설되어 있다. 그러나 이는 종합대학 내 일부 전공에 머물러 있을 뿐, 해양수산 전반을 체계적으로 교육·연구하는 해양특성화대학과는 성격과 역할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
수도권에서 해양수산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은 부산이나 여수, 통영, 목포, 군산 등으로 내려가야 한다. 인천 학생들이 인천 앞바다를 배우기 위해 오히려 지역을 떠나야 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해양도시를 말하면서도 정작 바다를 가르치고 연구할 중심축이 없다는 점에서, 인천의 해양도시는 아직 완전하지 못하다. 인천에는 100년 전부터 이어온 학교가 있다.
1926년 일제강점기 황해도 용호도에 세워진 수산학교는 6·25 전쟁 피란길을 거쳐 인천으로 내려왔고, 오늘날 인천해양과학고등학교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개교 100주년이다.
비슷한 시기 전국 각지에도 수산학교들이 있었다. 그 이후의 길은 분명히 갈렸다. 부산, 여수, 통영, 군산은 이를 대학으로 발전시켰고, 지금도 지역 해양수산교육과 연구의 중심으로 기능하고 있다. 반면 대학으로 이어지지 못한 학교들은 하나둘 문을 닫았다. 해양도시의 경쟁력은 결국 교육과 연구 기반에서 비롯된다는 점이 분명해진 것이다.
당시 다른 지역들은 고등교육 수요를 충족하고 지역 발전을 이루기 위해 힘을 모아 대학 승격을 추진했다. 그 결과 오늘날 지역의 산업과 인재가 함께 성장하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300만 인구의 도시 인천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 문제는 가능성이 아니라 실행 의지다.
그러나 수도권, 특히 인천만은 이 흐름에서 비켜서 있다. 한 세기를 이어온 해양수산계 고등학교가 있음에도 이를 이어받을 대학이 없다. 교육의 사다리가 중간에서 끊겨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수도권 학생들은 더 배우기 위해 지방으로 떠나고, 많은 경우 그 지역에 정착한다. 인천은 인재를 길러내고도 지역에 남기지 못하는 구조를 반복하고 있다.
반면 부산, 여수, 통영, 목포, 군산 등은 대학을 중심으로 인재를 붙잡고 산업과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인천은 여전히 ‘고등학교 이후는 타 지역’이라는 단절 구조에 머물러 있다.
해양수산부가 부산으로 이전하며 정책의 중심도 남쪽으로 이동했다. 이런 상황일수록 수도권에는 해양 교육과 연구의 거점이 더욱 절실하다. 인천은 과연 해양도시의 위상에 걸맞은 교육 기반을 갖추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인천항, 168개의 섬, 물류 산업…. 인천은 이미 해양수산도시로서의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그러나 교육 기반이 빠진 해양도시는 반쪽에 불과하다. 해양수산특성화대학이 없는 해양수도는 이름뿐인 도시로 남을 수밖에 없다.
인천시와 시민들은 인천을 진정으로 아낀다면 인천해양과학고등학교를 해양수산전문대학 또는 4년제 대학으로 승격시켜야 한다. 서해안 해양수산 일번지 인천에 해양수산대학 승격에 대한 공론의 장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바다는 인천 앞에 있다. 바다를 배울 곳도 인천에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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