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일보]우리 역사상 최초로 검찰 출신의 대통령이 탄생했음에도 지금 그 검찰이 불신(不信)의 풍랑을 맞고 있다.
불신의 핵은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그렇게 오랜 시간 우물쭈물 주무르고 있다가 ‘혐의없음’ 불기소 처분을 내린 때문이다. 그런 데다 검찰이 김 여사 사건과 관련, 압수영장의 청구에 대한 사실 여부가 불신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 모든 시비에 대해 검찰은 법리에 따라 공정했다고 주장하지만, 문제는 그것을 불신의 눈으로 보는 ‘국민감정’이다.
사실 민주당이 검찰총장, 수사 검사 등을 탄핵하겠다고 하지만 국민들이 검찰의 결정을 믿으면 엄포용으로 끝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그 불신의 커튼을 걷어내야 한다.
의료 개혁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많은 국민들이 신뢰와 지지를 보냈으나, 지금은 피로감에 젖어있고, 거의 포기 상태에 있다. 아니 그 부작용이 엉뚱하게 번지는 것에 우려하고 있다.
가장 큰 우려는 KAIST 등 우리 미래의 먹거리를 책임질 이공계 대학 재학 중인 학생들이 의과대학으로 가기 위해 자퇴자가 급증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사관학교에서조차 의대 진학을 위해 자퇴자가 급증한다니 나라 장래가 걱정이다.
뿐만 아니라 병원을 뛰쳐나간 많은 전공의들이 외국으로 가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의료대란의 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어쩌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되었는가.
이런데도 정부 정책을 믿어달라고 요구할 수 있을까?
가장 큰 문제는 살아나지 않는 경제일 것이다.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현상은 하루 평균 2,000명 자영업자들이 폐업을 하는 것이다.
국세청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문을 닫은 자영업자, 소상공인이 역대 최고인 98만 6,000여 명이나 되었는데 올해는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내수 경제가 계속 침체되기 때문이다.
국가산업의 중추 역할을 하는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대한민국 대표 기업 삼성전자 위기가 그것이다. 삼성이 ‘허약한 반도체 거인’이라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오죽했으면 삼성이 ‘반성문’까지 발표를 했을까.
그러니 국민들은 정부의 경제 정책도 신뢰를 못 하는 것이고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계속 20% 늪에 갇혀있는 것이다.
더욱 대통령과 한동훈 당 대표의 불편한 관계는 과연 이러고도 차기 정권 재창출이 가능할 것인가 하는 목소리가 나오게 한다.
이 시점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1월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는다 해도 그것이 곧 윤 대통령이나 국민의 힘으로 민심이 이동하리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마치 윤 대통령 지지도가 떨어져도 그것이 이재명 대표나 민주당 지지로 옮겨가지 않는 것과 같다.
따라서 이탈한 민심을 살려내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희생적 변화가 필요하다.
예수의 열두 제자의 하나인 토마스는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예수가 부활했다는 다른 제자들의 말을 듣고도 믿지 않았다. 그때 부활한 예수가 토마스 앞에 나타나 못에 뚫린 손바닥을 보여주며 이제 의심을 버리고 믿으라고 한다. 이에 토마스가 어떻게 했을까? 그가 먼 인도 땅에 가서 순교를 했음이 그 대답이 될 것이다.
이제 대통령과 여당이 국민 앞에 보여줄 것은 못에 뚫린 손바닥을 보여주는 일이다. 국정 쇄신을 위해, 공정 사회 구현을 위해 손바닥에 박힌 못 자국을 국민들이 피부로 느껴야 한다.
그래야 신뢰가 살아난다.
공자도 정치의 가장 큰 기둥을 믿음(信)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믿음을 회복하지 않으면 정권 재창출은 물론, 보수가 붕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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