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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당 전국당원대회 흥행 빨간불 켜졌다.

시대일보 | 기사입력 2024/08/07 [09:00]

[사설] 민주당 전국당원대회 흥행 빨간불 켜졌다.

시대일보 | 입력 : 2024/08/07 [09:00]

[시대일보]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가 전국당원대회라는 명칭이 무색하리만큼 당원들의 낮은 참여율로 국민적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개딸들만의 투표 참여’라는 지적과 함께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터져 나온다.

 

특히 당의 '심장'인 호남에서 25% 안팎의 투표율을 보인 데 대해 일각에서는 '이재명 일극 체제'에 대한 피로감이 중도 확장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중도 확장 측면과 전당대회 흥행 모두 빨간불이 켜졌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전당대회 최고위원 후보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친명 성향 강성 지지자만을 바라보는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지역순회 경선마다 발표하는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율은 지난 5일 기준 누적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율은 26.47%로 선거인 69만7351명 중 18만4605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지난 주말까지 전국 17개 지역 중 14곳의 지역순회 경선이 완료된 상태다. 그런데 전국 권리당원의 30% 이상이 포진한 '텃밭' 광주·전남·전북의 투표율은 각각 25.29%, 23.17%, 20.28%에 불과했다.

 

앞서 진행된 순회경선에서 대구(52.2%)가 가장 높았고 호남보다 투표율이 낮은 지역은 제주(18.39%), 강원(21.85%), 충남(25.06%)이다. 특히 호남 지역 온라인 권리당원 투표율이 20%로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경선 초반부터 90%의 압도적 득표율로 시작한 이재명 당 대표 후보의 독주 체제가 투표 저조 현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는 분석도 고개를 들고 있다.

 

컨벤션 효과를 누릴 수 없을 만큼 국민적 관심도 낮고 권리당원의 투표율 역시 낮아지면서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것이 정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박수현 민주당 의원은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금의 민주당에게 호남이 어떤 경고를 하고 있다고 본다"며 "이 후보 개인이 어떤 계보를 잇는 자격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민주당이 좀 더 다양하고 민주적이고 포용성 있는 정당으로 가라는, 그런 중도 확장을 하지 않으면 다음 선거에서 곤란하다고 하는 경고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당대회 이후 이재명 대표 2기 체제에서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니라 '국민의 민주당'으로 변할 것이냐는 게 관건"이라며 "더 민주적인 외연 확장을 할 수 있는 모습을 호남이 주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조한 투표 관심에 대해 정봉주 최고위원 후보는 지난 주말 광주지역 합동연설회에서 "대표 투표율 20%, 최고위원 투표율 20% 초반. 민주당 중심부라는 전북에서 투표율이 최악"이라며 "탄핵도 윤석열을 끌어내리는 것도 정권 탈환도 참여가 없으면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는다. 우리들만의 잔치, 우리들만의 리그가 되면 우리는 또다시 저들에게 정권을 빼앗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김두관 당 대표 후보는 친명계 모임인 '더민주혁신회의'를 '하나회'에 빗대고 또 '당의 다양성 실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가, 연일 친명 강성 의원들과 이재명 당 대표 후보의 강성 지지층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8·18 민주당 전당대회는 경기(10일), 대전·세종(11일), 서울(17일) 등 단 4개 지역 순회경선만을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현재까지 누적 득표율 86.97%를 얻은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지난 전당대회에서 얻은 77.77%를 훨씬 뛰어넘는 득표율로 당선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민심과 당심의 괴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과 강성 친명 당원 중심의 당 운영은 이재명의 민주당이 처한 딜레마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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