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일보]우리나라에 첫 메달 소식을 안겨준 10m 여자 사격 김예지(31) 선수의 얼굴과 눈빛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테슬라의 최고 경영자이며 세계적 부호인 일론 머스크까지 김예지에 찬사를 보냈다. 아울러 김예지가 지난 5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사격 월드컵 25m 권총 경기에 출전했을 때의 영상이 다시 소환되어 그 웃음기 없는 특이한 표정이 세계인의 화제가 되고 있을 정도다. 그때 그녀는 금메달을 땄었다. 일론 머스크까지 찬사를 보내는 사격 때의 그 특수한 표정, 어쩌면 그를 세계적 스타로 데뷔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김예지에게 6살 딸이 있다는 것이다.
그가 메달을 들고 딸의 이름을 부르며 ‘엄마 메달 땄다’라며 울먹이는 모습은 그래서 파리 올림픽을 더 감동적이게 만들었는지 모른다.
그는 아기를 임신했을 때 육아의 여러 어려움과 신체적 부담 때문에 선수 생활을 포기할 생각도 했었다. 운동선수뿐 아니라 우리 직장 여성들이 한 번쯤은 다 겪을 경력 단절의 갈등을 겪은 것이다.
그러나 주변의 동료들과 그가 속한 전북 임실군청, 특히 남편의 격려로 선수 생활을 계속할 수 있었다.
엄마 메달리스트의 감동은 또 있다.
금지한(24). 사격 10m 공기소총 혼성에서 짝을 이룬 박하준과 함께 은메달을 따냈다.
그녀에게도 이제 돌 지난 딸이 있다. 그러니까 만삭의 몸으로 파리 올림픽을 준비하는 힘든 과정을 거친 것이다.
특히 2022년 카이로 국제사격연맹 출전 때는 만삭의 몸이었지만, 굳은 의지로 출전하여 메달을 획득함으로써 한국이 출전권을 따내는 데 기여했다.
더욱 아름다운 이야기는 파리 올림픽에서도 메달을 따면 두 번째 출산을 하기로 남편과 약속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번 메달은 둘째 출산의 보증이다.
정말 아이 엄마와 국가대표 선수를 동시에 수행한다는 것은 매우 힘들다. 그런데도 이 두 역할을 훌륭히 해낸다는 것은 박수를 받을 일이다.
뿐만 아니라 인구 위기에 직면한 우리나라에 어떤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김예지 선수와 금지현 선수가 보여준 두 가지, 여성들이 가장 고민하는 경력 단절을 극복하는 것, 그리고 어떠한 힘든 상황에서도 출산을 실행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우리 여성들에게 보내는 값진 메시지일 것이다.
물론 이것이 여성의 의지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앞의 두 엄마 메달리스트에게서 보았듯이 남편을 비롯한 가족, 그리고 직장과 주변 사람들의 진정어린 격려가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또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대기업의 지원이다.
흔히 우리 대기업 중에는 정치적으로 또는 사회적 눈치 때문에 스포츠 종목을 하나쯤은 맡아 재정적 지원을 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안다. 우리 스포츠가 그런 대기업의 배려로 크게 성장해왔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현대차가 지원해 이루어낸 양궁의 세계적 신화는 어떻게 기업이 스포츠를 도와주어야 하는가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양궁이 10회째 올림픽을 제패하고 있다는 것은 40년을 끄떡없이 우뚝 서 왔다는 뜻이다. 거기에는 거액의 재정 지원도 한몫했지만, 치밀한 과학적 두뇌 지원도 있었기 때문이다.
슈팅 로봇까지 훈련장에 설치, 로봇과 경기를 하게 하는가 하면 프랑스 현지 경기장과 똑같은 모습의 경기장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또 관중의 소음 속에서 연습을 시켜 선수들로 하여금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게 했고, 심장 박동수를 억제하는 기술도 도입했다.
이런 진정어린 대기업의 후원이야말로 다른 모든 후원 기업들이 본받아야 할 것이다. 이래저래 이번 파리 올림픽은 우리들에게 많은 메시지를 알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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