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일보]8·18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 분위기 속에 끝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가운데 민심과 다른 당심의 괴리가 점점 커지면서 중도층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현재 총 15차례 예정된 민주당 지역 순회 경선 중 강원·인천·경북 등 5개 지역을 마친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에서 이재명 후보는 누적 득표율 91.70%를 기록해 김두관(7.19%)·김지수(1.11%) 후보와 비교하는 게 무색할 정도로 앞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절대주의 국가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지지율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대표는 권리당원 56%, 대의원 14%, 일반 여론조사 30%를 합산해 선출하는데 국민 여론조사도 역선택을 방지한다는 이유로 전 국민이 아니라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만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따라서 지난 총선 때 비명계를 대거 공천 학살하고 당을 확실하게 장악한 이 후보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 이 후보의 득표가 90%를 넘는 것은 경선의 모양새만 갖췄을 뿐이지 ‘이 대표 추대식’이나 진배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각종 여러 여론조사에서도 민심과 당심 간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어 이 후보의 중도 확장성 한계에 대한 '위험 신호'도 감지되고 있다. 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를 받아 지난 14~15일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차기 당 대표 적합도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한 결과, 이 후보 45.5%, 김 후보 30.8%, 김지수 후보 3.4%로 나타났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301명)을 놓고 보면 이재명·김두관 후보 간 격차는 훨씬 커진다. 이 후보는 85.6%, 김 후보는 8.0%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23일 한동훈 대표를 당 대표로 선출한 국민의힘의 상황과는 매우 다르다. 한 대표는 선거인단 투표에서 25만5930표(62.65%)를,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63.46%(환산 득표 6만4772표)로 나타나 민심과 당심의 차이가 거의 없었다.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다른 후보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당 대표를 뽑는 선거에서 당원의 의사가 중요한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문제는 민심과 당심의 간극이 두 배에 가까울 정도로 다르다는 점이다. 이 후보를 둘러싼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그만큼 크다는 것은 2026년 지방선거와 2027년 대통령선거에서 핵심 표심이 될 수 있는 중도층이 다양성과 확장성이 사라진 민주당에 지지를 보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위험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민심과 당심이 다른 이유는 이재명 일극 체제에 대한 중도층의 반감이 어느 정도 반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자칫 8·18 민주당 전당대회가 그들만의 리그로 끝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민주당 지지율도 최근 몇 주간 30% 포인트 박스권에 갇혀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8∼19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천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포인트) 결과에서는 국민의힘이 42.1%, 더불어민주당은 33.2%를 기록했다. 일주일 전 조사와 비교해 국민의힘은 4.1%P 상승했고, 민주당은 1.8%P 하락했다. 양당 간 격차는 8.9%P로 10주 만에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민주당의 압승을 끝난 지난 총선에서의 지지율에서 크게 하락한 수치인데, 민주당이 과거의 민주성을 상실했다는 일각의 지적처럼 90%를 상회하는 이 후보의 지지율이 마냥 긍정적으로 보이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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