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변평섭의 세상 이야기] 용산 대통령, 여의도 대통령…대통령이 둘이라고?

시대일보 | 기사입력 2024/05/13 [10:53]

[변평섭의 세상 이야기] 용산 대통령, 여의도 대통령…대통령이 둘이라고?

시대일보 | 입력 : 2024/05/13 [10:53]
본문이미지

▲ 변평섭 논설고문. 前 세종시 정무부시장.    

[시대일보​]박지원 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전 국가정보원장)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해병대 채모 상병 특검법의 국회 상정을 미루고 해외에 가면 ‘개xx’라고 한 유튜브 방송에서 욕을 했다. 귀를 의심할 정도의 욕설이었다.

 

그는 방송 스위치가 꺼진 줄 알았다고 곧 사과했지만 방송 출연 경험이 누구보다도 많은 것을 생각하면, 그리고 자타가 공인하는 ‘정치 9단’인데 ‘고의적 실수가 아니냐’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렇게 해서 얻은 실수의 대가는 무엇이었을까?

 

이 무렵 국회의장 경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추미애, 조정식, 우원식, 정성호 의원들로부터 김진표 의장은 경쟁적으로 성토를 당하고 있었다.

 

‘국회의장은 중립이 아니다’(추미애),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겠다’(조정식), ‘민주주의에 중립은 없다’(우원식) 등 강성 발언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이때 박지원 씨로부터 불쑥 튀어나온 ‘개xx’ 욕설은 국회의장 대열에 ‘나도 있다’라는 조명탄을 쏜 효과를 얻었다. (뒤늦게 포기했지만-)

 

뿐만 아니라 이재명 대표를 정점으로 한 강성 대열에 올라타는 계기도 이루어졌다. 역시 정치 9단이다.

 

반대로 김진표 국회의장은 보기에 민망할 정도로 코너에 몰려 있었다.

 

민주당 의원 30여 명은 채상병 특검법을 상정하지 않으면 필사적으로 김 의장의 해외 순방을 저지하겠다고 나섰고 홍익표 원내대표까지 으름장을 놓았다.

 

이렇듯 일사불란하게 강성 대열을 갖춘 민주당 앞에는 거칠 것이 없을 것 같다.

 

우선 국회의장 경선에 나선 후보들 모두가 강성이기 때문에 누가 되든 앞으로 국회는 절대다수의 민주당 마음대로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런 데다 22대 국회의 거대 민주당을 이끌 원내대표로 친명 박찬대 의원이 선출되었다.

 

그는 원내대표로 선출된 후 1인당 25만 원의 민생회복지원자금법을 1호로 하여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9개 법안을 강행 처리할 뜻을 비쳤다. 필요하다면 전체를 패키지로 해서 법안을 내겠다고 했다.

 

특히 우리의 주목을 끄는 것은 “22대 원내대표단은 신속하게 움직이는 기동대처럼 움직일 것이다”라고 한 발언이다. 기동대는 지휘관의 구령에 따라 시위대를 정면에서 막아내기도 하고 아예 기동대 버스로 차막을 치기도 한다. 과연 그렇게 여당의 반대를 기동대처럼 물리치고 오직 전진만 하겠다는 것인가?

 

이런 가운데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당선자 회의에서 박찬대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주목할 발언을 했다.

 

이 대표는 ‘우리는 한 개인이 아니라 민주당이라는 정치 결사체 구성원’이라며 “개인적 이유로 당론을 반대하지 말라”고 한 것이다. 대단한 의미를 가지고 있어 여의도가 긴장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여의도는 민주당이 여당 같고 국민의 힘이 야당 같다는 소리까지 나온다.

 

국민의 힘 나경원 의원은 여의도에는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 같다고 했다.

 

그래서 이 나라에 용산 대통령과 여의도 대통령, 두 대통령이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심지어 지난 어린이날 행사 때 이 대표는 부부가 함께 어린이들과 어울렸고,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 없이 대통령 혼자 어린이들과 어울리는 것도 이 대표를 여의도 대통령처럼 느끼게 했다는 말도 있다.

 

그것도 171명의 거대 의석을 갖고 있는 ‘기동대’를 불사하는 강성 민주당의 대통령 격이니 앞날의 대한민국 정치 기상도가 ‘흐리다 점차 맑아지겠음’이 아니라 ‘여의도를 시작으로 전국에 강한 바람을 동반한 폭우가 내리겠음’이 아닌지 두렵다.

 

  • 도배방지 이미지

변평섭의 세상 이야기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