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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호 칼럼] 극과 극이 되는 세리머니

시대일보 | 기사입력 2023/10/09 [11:00]

[김원호 칼럼] 극과 극이 되는 세리머니

시대일보 | 입력 : 2023/10/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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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사이버대학교 군경상담학과 김원호교수    

[시대일보​]각종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는 승리 후 어떤 세리머니를 할까 고민한다고 한다. 그만큼 스포츠 세계에선 세리머니를 통해 팀과 자신을 만드는 상징이 될 수 있다. 정치인과 유명 기업인들도 자신을 포장하기 위해 세리머니를 펼친다.

 

동계 스포츠로 인기 있는 쇼트트랙 경기에는 발 내밀기, 칼날 내밀기 기술이 있다.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녀 1000m에서 김동성과 전이경 선수가 ‘회심의 잘 내밀기’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장면은 지금까지도 극적인 승부의 하나로 꼽힌다. 결승선을 통과할 때 스케이트 날이 먼저 들어온 사람이 이기는 규정 때문이었다. 이 기술에 뛰어났던 우리나라 선수들을 견제해 날이 얼음에서 떨어지면 안 된다는 추가 규정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렇게 발 내밀기, 칼날 내밀기로 우승한 후 태극기를 들고 경기장을 도는 세리머니는 언제봐도 멋있는 세리머니로 생각된다.

 

탁구 혼합복식 금메달이 확정되자 신유빈, 전지희 선수는 취재진을 위해 태극기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신유빈 선수는 태극기를 펼쳐 사진을 찍기 직전에 위아래와 건곤감리 위치를 꼼꼼히 표시하는 귀여운 모습을 보였다. 동메달을 딴 장수진 선수는 전지희 선수가 메달을 목에 걸고 나서 메달 끈이 옷에 걸린 것을 보고 옷매무시를 다듬어주었다. 이 모습을 본 금메달을 딴 임종훈 선수가 신유빈 선수의 옷매무시를 일부러 똑같은 방식으로 다듬어주고 관중들은 함성을 보내 축하해주었다. 

 

축구에서 정우영 선수는 골을 넣은 후 경례를 하며 시계를 보는 세리머니를 했다. 골 넣은 시간을 간직하겠다는 정 선수의 의지가 담겨있다. 축구 손흥민 선수는 자신의 상징인 ‘찰칵 세리머니’를 한다. 손 선수는 “항상 내가 넣는 골이 마지막 골일 수도 있겠구나”라는 마음으로 ‘찰칵 세리머니’를 시작한 이유를 밝혔다.

 

롤러 3000m 계주경기에서 한국의 마지막 주자 정철원은 결승선이 바로 눈앞에 보이자 금메달을 확신한 듯 두 손을 번쩍 치켜들고 만세를 불렀다. 반면 마지막 주자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결승선을 향해 힘껏 왼발을 내밀었다. 그 짧은 시간 0.03초 차로 한국과 대만의 메달 색깔이 바뀌었다. 한국의 최종기록은 4분 5초 702. 대만 4분 5초 692이었다. 정철원 선수는 “실수가 너무 큽니다. 모든 분께 너무 죄송해서 할 말이 없습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우리나라 주특기인 쇼트트랙에서 발 내밀기, 칼날 내밀기 기술로 대만에 우승을 내준 만세 세리머니가 되었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강백호 선수는 많은 구설에 시달렸다. 특히 호주전 대타로 나서 2루타를 때린 후 베이스에 발이 떨어지며 ‘세리모니사’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2015년 WBSC가 창설한 프리미어 12에서 초대 챔피언이 된 우리나라는 우승 후 태극기를 마운드에 꽃은 세리머니를 했다. 

 

이재명 대표의 영장기각 세리머니도 있다. 이전에는 정치인이나 유명 기업인들은 들것 아니면 휠체어였는데 이번에 지팡이란 새로운 항목이 등장했다. 이재명 대표가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할 때 지팡이를 짚은 모습을 보였다. 영장심사를 받으러 나온 이들이 동정을 유발하려는 세리머니가 아닌가 한다. 

 

이렇게 우리는 자신과 팀이 이룬 것에 대한 세리머니를 통해 승리의 순간을 영원히 좋은 추억으로 남긴다. 그러나 세리머니를 너무 일찍 터트리면 부메랑으로 자신과 팀에 날아온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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