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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호 칼럼] 품격 높은 화장실(rest room) 문화

시대일보 | 기사입력 2023/08/28 [10:42]

[김원호 칼럼] 품격 높은 화장실(rest room) 문화

시대일보 | 입력 : 2023/08/28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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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사이버대학교 군경상담학과 김원호교수.    

[시대일보​]대한민국이 후진국인 줄 알고 한국을 처음 찾는 외국인들은 인천공항에 내리자마자 첨단시설을 갖춘 공항을 보고, 우리나라에 대한 첫인상에 반하게 된다. 그리고 잘 갖추어진 공항 지하철 시스템과 버스로 이동해 서울로 들어올 때 펼쳐지는 올림픽대로에 또 한 번 감탄한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강을 끼고 양쪽 10차선의 도로와 주변 건물 그리고 하남시까지 이어지는 아파트에 빨래도 걸어놓지 않는 깨끗한 주거 모습과 한강 주변에 펼쳐진 공원과 세빛섬 등에 매료가 된다. 이렇게 서울에 들어와서 도시 어디를 가도 무료로 개방하는 잘 갖추어진 화장실을 보면 원더풀이 나올 수밖에 없는 청결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디를 가나 화장실이 개방되어 깨끗하고, 보송한 휴지와 손을 닦을 수 있는 비누가 다 갖추어져 있다. 심지어 음악이 나오고 비데도 갖추어진 화장실도 있다. 이렇게 화장실은 기본욕구를 해소하며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휴식의 공간(rest room)이라고 부른다. 불교에서는 해우소(解憂所, 근심을 해소하는 장소)라고 한다.

 

새만금 잼버리에 참가한 영국 청소년들은 불결을 마주친 화장실에서 한국에 대한 첫인상을 받았다. 문재인 정부 5년간의 준비가 태부족이었고 윤석열 정부도 1년여 시간이 있었지만, 준비를 제대로 못 했다. 잼버리대회 사태를 키운 근본 원인은 바닷모래와 펄을 퍼 올려 갯벌 위에 논을 만든 잼버리 부지다. 환경단체는 마지막 남은 갯벌을 파괴하지 않는 방법을 선택해달라고 여성가족부에 공문과 세계스카우트연맹 총재에겐 호소문을 보냈다. 그러나 전라북도는 해창 갯벌 일대를 잼버리 부지로 고집했다. 그 이유로 첫째, 새만금 공공매립을 확대하고, 기반 시설 조기 건설을 통해 개발 속도를 높여보자는 것이었다. 둘째, 변산반도와 가까운 관광·레저 용지의 공공매립을 앞당기기 위한 수단으로 삼았다. 셋째, 잼버리 부지 매립 면적이 애초 계획인 389ha의 두 배 이상인 884ha로 늘어났다. 그래서 실제 첫 삽을 뜬 것은 2020년 봄, 잼버리를 불과 3년 반 남겨둔 시점이었다. 현장을 제대로 모르는 정치인들이 새만금 사업 매립 속도전을 위해 잼버리를 이용한 결과, 매듭이 꼬인 것이다.

 

전라북도 공무원 3명은 민주당 간부 회사에 입찰도 하지 않고 행사 운영, 홍보 등 일감을 24억 몰아주었다. 이권 카르텔 정황이 담긴 것이다. 기본적인 배수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새만금 잼버리대회가 대중영합주의와 이권 나눠 먹기 등 예산 낭비와 부패, 무능함에 갇힌 한국 지방자치의 현실을 극명히 드러낸 것이다. 내실은 없고 예산만 눈독 들인 지방자치제가 한몫을 당당히 해낸 것이다. 이렇게 대한민국 위상이 잼버리대회로 하루아침에 국력이 추락했다. 조직위원회는 예산 따먹기와 일감 몰아주기식 카르텔로 변했다. 노태우 정부가 주관했던 1991년 고성 잼버리대회도 강풍과 폭우로 전체 텐트 3분의 1이 무너지고 이동식 화장실에 오물이 넘쳤으며 평년보다 낮은 이상기온이 겹쳤지만, 지휘부가 잘 갖추어져 대회가 무사히 잘 끝났다. 반면에,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과 담당 공무원들은 현장에 있지 않고 신변에 위협이 있다고 해서 잼버리 밖 ‘신축 숙소’에 머물렀다. 조직위원회는 입국도 하지도 않은 대원을 위한 숙소를 배정해 지자체와 대학, 기업이 헛수고하는 일이 생겨났다. 전라북도 공무원들의 정치인 유착 기업과 연대, 무사안일주의적인 행정 그리고 예산만 끌어오려는 지방단체의 모습에서 대한민국의 암울한 현실을 볼 수 있다. 고추만 말리는 필요 없는 공항을 짓기 위해 예산 확보했다는 지역구에 붙어있는 현수막에서 정치인들의 선심성 눈요기를 이제는 보고 싶지 않다. 거리의 깨끗함과 무료로 개방하는 화장실은 우리의 얼굴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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