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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못하는 고유권한

유의호 편집국장 | 기사입력 2022/09/21 [15:55]

행사 못하는 고유권한

유의호 편집국장 | 입력 : 2022/09/21 [15:55]

 유의호 편집국장

국회의원 개개인은 독립된 입법기관이다.

당리당략에 따라 피동적 자세는 직무포기다.

할소리를 하지 못한다면 독립아닌 예속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당정이 갖는 힘이 그 어느때보다 크다.

과반수를 넘는 `여대야소'에 대통령의 권한을 포함하고 보면 상황에 따라 절대권력 행사는 일도 아니다.

세상에는 절대권력이 없다고 하지만 당정이 의견의 일치를 보이며 밀어부치면 그 힘이 바로 절대권력이 된다.

요즘 국회의원은 독립된 입법기관이기에 앞서 당의 이익과 전략에 따라 행동을 하기 일쑤이고 보면 이미 독립기관이란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출사표를 던질때까지만 해도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의 정치"를 외치며 "국회를 개혁해 내겠다 제 목소리를 내겠다"고 유권자 앞에서 신소리를 해댔지만 입문하면 눈도 귀도 입도 바뀐다.

앵무새처럼 길들여지는 조직의 한사람일뿐이다.

여야가 정쟁을 할때면 누가 더 당을 위해 충성하고 독설과 소설을 잘쓰는가 경쟁을 하고 그렇지 않은 입들은 모두 개점휴업에 돌입한다.

무조건 충성하려는 자가 무조건 앞서가고 폭언을 일삼는 자가 돌격대장이 된다.

참으로 머리만 있고 가슴은 없고 반대로 가슴은 있지만 머리가 없는자가 많다보니 금뺏지가 오히려 옷깃에서 떨어져 나오려고 안간힘을 쓰는 듯하다.

"경"에는 도끼가 주인더러 여기 찍으시오 저기 찍으시오를 할 수 없고 주인 입맛에 따라 사용하는 법이라 했지만 역설하자면 주인은 도끼의 날로 바위를 쳐서는 안된다는 것도 되씹어봐야 한다.

금뺏지와 국회의원석의 명패를 누가 만들어 주었는가. 진정 그 은공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각자 의정 활동에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이를 통해 얻어진 답을 모아 독립성을 유지하고 당의 전략으로 삼아나간다면 그 당은 유한이 아니라 무한의 존재로 추앙받게 될 것이 분명하다.

국회의원이 국민을 대표한다면서 국민여론을 무시하고 이를 오도하는 것은 주객의 전도이자 국민위에 군림을 뜻하는 것이다.

국회의원은 국가의 중대 현안을 결정할때 반드시 국민의 뜻에 부합돼야 하며 그 국민의 전체의견이 찬반으로 팽팽할때는 각기 자신의 지역구 여론에 1차 편승해 입장을 정리하고 2차는 무엇이 국익인가를 고민한후 구국충정에 의해 고유권한을 행사하면 최선을 다한 의원으로 손꼽히게 될 것이다.

요즘 국회를 보자!

엄청난 권력을 지닌 국회의원이 더큰 권력에 편승, 발언할때는 안하무인이자 독불장군, 더 꼬집는다면 개선장군이 된듯 신이나 있다.

여기에 육두문자보다도 한수더뜨는 상대의 밑바닥 감정까지 후벼파고 드는 특기까지 보이고 있다.

당내 상·하를 막론하고 이같은 언동들이 휴전선을 넘은지 오래이고 절대금지구역 3·8선까지를 넘나든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숙성된 장맛은 인스턴트 식품과는 대조가 되지 않는다.

깊은맛 자체가 다르고 그 가치가 다르다.

지금 국회는 하나같이 중후한 맛을 찾기 어렵고 즉석 가공식품의 러쉬를 이루고 있는 느낌이다.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국정의 우선 순위를 논하며 현안중에 현안 처리를 위해 5분대기조가 돼야 함에도 개혁 개혁만 외치며 제자리서 높이뛰기만 하고 있으니 한심하고 답답하다.

쟁점이라는 쟁점은 하나같이 이해가 상충되고 상호간 살생의 대상으로 칼끝을 세우고 있으니 어떤 쟁점이 어떻게 처리돼도 국론분열은 불가피하다. 국민은 국민일뿐이지만 누구나 성향이 있다.

여당의 정책 또는 야당의 정책을 지지나 반대하는 최대의 세력이다.

따라서 국민의 뜻이나 국민을 이해시키지 못하는 상태에서 또 국민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국보법 폐지등은 여야의 합의를 도출시켜야 하고 합의전 국민합의가 선행돼야 한다.

장고할 것은 장고하고 불고기는 즉석처리해야만 국회가 공회전하지 않는다.

국회는 3권분립중 하나의 위치임을 망각하지 말아야 하며 그 1권을 제대로 행사치 못하거나 개개인의 독립기관들이 줄서기에 바쁘면 그 권력은 유명무실이자 투톱체제로의 지원부대일뿐이다.

따라서 국회는 국민의 입을 보고 살아가야 하며 입을 막는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만일 어느 국가의 국회가 유명무실하거나 국회가 일렬종대로 선나라가 있다면 국가원수는 王이자 독재자다.

우리는 여야가 팽팽히 맞서 다투는 자유민주주의국가이지만 과거처럼 힘으로만 밀어부친다면 독선을 넘어서게 됨을 유념해야 한다.

따라서 국회의원은 너나없이 상황에 따라선 출당을 각오하고 서라도 자기 주장을 굽히지 말아야 한다.

 

유의호 <편집국장 | 2004/09/1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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