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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 잠비아

박유진 | 기사입력 2023/02/22 [13:21]

고맙다, 잠비아

박유진 | 입력 : 2023/02/22 [13:21]

 

▲ 잠비아에서의 일상.    

 

‘2022년 너를 만난 것이 가장 행복했어.’, ‘너가 나를 위해 말해준 것들로 이제 내 마음이 편안해.’ 

 

표정과 생기를 잃고 살던 내 마음을 벅차게 뛰게 만든 말들, 사귐을 가진 친구들이 수줍게 꺼내보인 소중한 감정들. 지난 한 해 굿뉴스코 해외봉사단원으로서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해외봉사하며 그들과 만들어갔던 추억들은 아직도 큰 감동과 설렘으로 남아 있다. 실수투성이인 내 부족한 모습은 그 사랑 앞에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한국에서 나는 집안에 별로 어려움이 없었고 교우관계도 완만했지만 뭔가 자신감이 없고 부정적인 아이였다. ‘이것은 불가능해.’, ‘내가 못하는 거야.’라는 생각으로 쉽게 포기하는 삶을 살았다. 잠비아에 가서도 실수를 연발하는 내가 너무 싫어 눈물이 났다. 낯설고 생소한 문화와 사람들을 만나니 더 경직되고 위축되었고 같이 간 단원과 나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하며 자책하고 우울해했다. 그러던 중, 모임 시간에 실수와 부족한 것들로 괴로운 내 마음을 이야기했다. 말을 듣던 지부장님께서 ‘유진아, 실수해도 되고 부족해도 돼. 완벽한 거 필요 없어. 실수하면서 배우는 게 얼마나 많은데, 부족하면 어때? 서로 도우면서 배우고 생각도 더 깊게 할 수 있고, 더 좋은 거야.”라고 용기를 북돋아주셨다. 그 순간 내 부족함을 감출 필요가 없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옆에 있는 단원들도 “언제든지 물어봐도 돼. 도와줄게.”라는 말을 해줘서 참 고마웠다. 그리고 내 마음은 더 밝아졌다. 부족할수록 다른 사람과 소통하게 되고 상대방이 가진 장점과 배울 점을 보게 되었다. 실수와 부족함을 감추고 어둡게 지내는 것이 문제가 되지, 그 문제를 가지고 다른 사람에게 묻고 나를 되돌아보면 오히려 감사한 조건이 될 수 있었다. 지부장님께서는 중요한 행사의 총괄을 맡겨주시는 등, 내가 속에 갇혀 있거나 포기하지 않도록, 도전과 교류를 통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이 지도해주셨다.   

 

또한 잠비아에서 난 행복해서 울컥한 적이 많았다. 리빙스톤 지부를 떠나 다른 도시에 가서 봉사를 할 때였는데 한 현지인 친구가 도와준다고 자기 집에서 8시간 넘게 걸리는 그곳에 와서 함께 일을 하고 힘들 때는 언제든 말하라며 옆에서 응원해 줬다. 서로의 마음을 알고 함께 할 때 사랑을 느끼고 행복했다. 하루는 한 양복점에 들러서 내가 잠비아에 온 이유와 이곳에 와서 변화된 마음들을 쭉 이야기하니, 갑자기 아주머니가 우시더니 “한국에서까지 와서 이런 이야기를 해 줘서 고마워요.”하시는데 오래 걸어다니느라 피곤하고 힘들었던 것들이 싹 걷히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내 입에서 “저도 잠비아에 올 수 있어서 행복해요.”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그분은  너가 나에게 행복을 전해줬으니 나는 옷을 만들어 준다며 비싼 전통옷을 만들어 선물해 주셨다. 놀랍고 믿겨지지 않는 일이었다. 그리고 잠비아 칠랑가 청소년센터 준공식을 준비한 적이 있었는데 잠비아 대통령과 부대통령, 장관들이 함께하는 큰 행사였다. 자원봉사자를 모집하여 그들과 1주일을 지내며 서로 웃고 다투고 울면서 홍보를 하고 후원을 받으러 다녔다. 다양한 사람들과 지내며 추억을 만드는 일들이 정말 즐거웠다. 이 준공식 때 부채춤 공연을 했었는데 잠비아 최대 방송국인 ZNBC에서 방영됐다. 차를 탈 때나 길거리에서 만나는 사람 중 방송에서 공연을 봤다며 알아 봐주셨던 분들도 있어서 정말 신나고 기뻤던 기억이 있다.   

 

잠비아에 있으면서 참 많은 일들을 해보았다. 코리안캠프, 언어스터디, 클리닝 캠페인, 청소년캠프, 잠비아 청소년 자원봉사자의 날 행사, 잠비아 교육부 주최 전국 국립학교 교장단 행사 운영지원 등의 일을 개최하고 진행하며 바쁜 나날을 보냈다. 활발한 활동을 인정받아 잠비아 대통령상과 교육부 장관상 및 청소년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얻었다. 에드가 룽구 잠비아 전 대통령의 영부인은 우리가 한국에 돌아간다고 하니까 공항까지 나와 배웅해 주시며 선물까지 챙겨주셨다. 이 모든 것은 잠비아가 나에게 베풀어 준 크고 넉넉한 사랑때문이다. 

 

때로는 힘들고 아픈 일도 있었지만 모두 성장에 필요한 통증이었다. 나의 마음을 강하게 하고 튼튼하게 붙잡아주었다. 그리고 사랑을 주는 법도, 사랑을 받는 법도, 내 마음을 열고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법도 배웠다. 행복해서 울고 웃고 한 나날들을 뒤로하고, 한국에 돌아온 지금 잠비아에게 말해 주고 싶다. 참 고마워, 그리고 사랑한다고, 잊지 못할 거라고, 꼭 돌아가겠다고……. 고맙다, 잠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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