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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리박의 세상만사] ‘현자(賢者)의 선물’

“다들 어렵다지만, 맘만은 모두 따듯하시길 소원하며...”

시대일보 | 기사입력 2022/11/02 [11:08]

[촬리박의 세상만사] ‘현자(賢者)의 선물’

“다들 어렵다지만, 맘만은 모두 따듯하시길 소원하며...”

시대일보 | 입력 : 2022/11/02 [11:08]

 

 박철희

어느 새, 날씨가 부쩍 추워지기 시작했네요. 우크라이나 사태와 지구촌 곳곳의 이상기온 탓에 식량을 포함한 주요 자원의 안전망에 구멍이 뚫리면서 온 세상이 심각한 경제적 위기를 맞고 있기도 하잖아요. 이런 여건이다보니 모두가 다들 살아가기가 어렵다며 앞으로 살아갈 방도마련에 걱정이 태산들입니다. 대한민국도 예외가 아니지요. 특히 새로운 정부 출범 이후의 짧은 시기에 몰아닥친 정치적 불안과 파고(波高)는 국민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입니다. 올 초가을의 날씨가 유난히 차갑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이 같은 국내외적 환경여건 때문일 겁니다. 축 처진 국민들의 두 어께를 바라보면서 그런 가운데서라도 국민들의 마음만큼은 더 이상 춥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따듯한 이야기 한편’을 여러분께 전해 올립니다.

 

「...‘마지막 잎새’를 쓴 미국 소설가 오 헨리(1862~1910)의 단편소설 ‘현자의 선물’에는 ‘돈리’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그는 추운 겨울에 직업을 잃었습니다.

 

날씨는 혹독하게 추운데 먹고 살 길이 막막하여 할 수 없이 구걸에 나서게 됩니다.

 

돈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고급식당 앞에 자리를 잡고 한 쌍의 부부에게 동정을 구했습니다. 그러나 보기 좋게 거절을 당하고 맘니다. 남편인듯 한 신사가 귀찮다는 듯 퉁명스럽게 거절한 때문입니다. 바로 그 때, 동행하던 여인이 그 남자에게 이렇게 추위에 떨고 있는 이 사람을 그대로 밖에 두고 우리만 식사할 수 있겠느냐며 ‘1달러’를 손에 쥐어주었습니다. 그러면서 돈리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1달러로 음식을 사 드시고 용기를 잃지 마세요. 저는 당신이 직업을 곧 구할 수 있도록 열심히 기도할께요...”

 

돈리가 답합니다. “부인! 고맙습니다. 부인은 저에게 새 희망을 주셨습니다.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

 

그러자 부인은 “당신은 지금 하늘의 떡을 먹는 것입니다. 이 떡을 다른 사람에게도 나눠주기 위해 노력하셨으면 합니다”라 식당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다정스런 말씨였겠지요!

 

돈리는 그 부인의 말을 떠올리며 우선 50센트로 요기부터하고 50센트는 남겼습니다.

 

그때 마침, 한 노인이 부러운 듯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돈리는 남은 돈 50센트를 꺼내 빵을 사 노인에게 주었습니다.

 

이 노인은 돈리가 건낸 빵을 조금 떼어 먹다가 남은 빵 조각을 종이로 쌌습니다. 돈리가 노인에게 묻습니다.

 

“내일 먹으려고 합니까? ” 노인이 답합니다. “아닙니다. 저 길에서 신문을 파는 아이에게 주려고합니다”

 

노인이 소년에게 다가가 빵을 건네자 그 아이는 좋아하며 빵을 뜯어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마침, 길 잃은 강아지가 빵 냄새를 맡고는 꼬리를 치며 다가왔습니다. 그 소년은 조금 남은 빵 부스러기를 개한테 주었습니다. 소년은 기쁜 마음으로 신문을 팔러 뛰어갔고, 노인도 일감을 찾아 갔습니다.

 

돈리는 그 모습을 보며 “나도 이렇게 있을 순 없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강아지 목에 걸린 목걸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돈리는 길 잃은 개의 목걸이에 적힌 주소를 보고 주인을 찾아갔습니다. 주인은 매우 고마워하며 10달러를 돈리에게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당신같이 양심적인 사람을 내 사무실에 고용하고 싶소. 내일 나를 찾아오시오”라고 말했습니다. 드디어 돈리가 취직까지 하게 된 것입니다...」

 

돈리의 이야기는 짧고 늘 어딘가에서 수없이 많이 들어본 이야기 같지만 아무나 실천할 수 있는 그런 쉬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해 보이는 것은 세상의 모든 길흉화복(吉凶禍福)은 심은데로 거두는 것이요, 인과에 대한 보응(報應)이라는 점, 따듯한 마음을 품으면 결국 그 온기는 자신들에게 되돌아 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추워지는 날씨지만 국민 여러분 어께 쭉 펴시고 따듯한 마음 많이 품으시길 소원합니다.

 

박철희 /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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