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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동아시아 RIT 협력, 현장에서 답을 찾다

시대일보 | 기사입력 2026/03/04 [15:13]

[기고] 동아시아 RIT 협력, 현장에서 답을 찾다

시대일보 | 입력 : 2026/03/0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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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천소방서 119구조대 소방교 김태영    

 

RIT는 화재 및 재난 현장에서 고립되거나 위험에 처한 소방대원을 구조하는 전문팀입니다. 구조 대상이 시민이 아닌 ‘동료’라는 점에서 그 무게는 더욱 큽니다. 현장에서는 단 한 번의 판단, 단 몇 초의 지연이 생명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RIT에게는 고도의 전문기술과 팀워크, 그리고 냉철한 상황 판단 능력이 요구됩니다.

 

2026년 2월, 저는 한국 RIT(Rapid Intervention Team, 신속동료구조팀)의 일원으로 대만 소방훈련센터를 찾았습니다. 이번 훈련에는 일본 RIT 팀도 함께 참여했습니다. 서로 다른 제도와 환경 속에서 활동해 온 양국의 구조대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동료 소방관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구조기법을 공유하고 함께 땀 흘린 시간은 매우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대만 소방훈련센터는 고층 화재, 지하 공간 사고, 구조물 붕괴 등 다양한 재난 상황을 실제와 유사하게 구현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고립 소방관 구조 시나리오, 공기 고갈 상황 대응, 중량 구조기법 운용 등 실제 현장에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 상황을 중심으로 반복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훈련을 통해 느낀 가장 큰 수확은 서로 다른 전술적 강점이 만나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대한민국 팀은 신속한 팀 투입과 명확한 역할 분담을 바탕으로 기동성을 보여주었고, 일본 팀은 세밀한 안전관리 절차와 표준화된 구조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정밀한 대응을 선보였습니다. 훈련이 거듭될수록 우리는 단순히 서로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장점을 배우고 보완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이어갔습니다.

 

또한 이번 방문 기간 중 대만 내정부 소방서 관계자들과의 면담을 통해 각국의 재난 대응 체계와 교육훈련 시스템, RIT 운영 방식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대형 재난 사례와 교훈, 장비 운용 자료를 공유하며 국제적 협력의 필요성을 다시금 실감했습니다. 재난은 국경을 가리지 않으며, 대응 역량 역시 연대 속에서 강화된다는 공통된 인식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재난 현장에서 소방대원 한 명의 안전은 곧 조직 전체의 안전과 직결됩니다. RIT는 그 마지막 안전망입니다. 이번 대만 합동훈련은 단순한 기술 교류를 넘어, 동아시아 소방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체감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국제 교류와 합동훈련이 지속되어 보다 체계적이고 발전된 RIT 운영 모델이 정립되기를 기대합니다. 재난은 예고 없이 찾아오지만, 준비와 연대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이 더 많은 생명을 지키는 힘이 된다는 것을, 저는 이번 훈련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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