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일보=김명회 기자]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싼 전력·용수 공급 논란이 국가 책임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9일 “용인 반도체 프로젝트와 관련해 이미 수립된 전력·용수 공급 계획은 정부가 실행해야 할 책무”라며 정부의 이행 책임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이 시장은 이날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를 방문한 국민의힘 당직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정부는 2023년 7월 용인 3곳을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하면서 전력과 용수, 기반시설을 국가가 지원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며 “그 계획을 실행하는 책임 역시 정부에 있다”고 밝혔다.
삼성과 SK가 수백조 원을 투자하기로 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국가전략산업단지로 지정된 뒤 전력과 산업용수, 교통·환경 인프라를 국가가 책임지는 구조로 설계됐다. 초고압 송전망, 변전소, 공업용수 공급체계는 개별 기업이 자체 조달할 수 없는 국가 기간 인프라에 해당한다.
이 시장은 특히 현 정부 출범 이후 범정부 추진체계가 사실상 중단된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전 정부는 국가산단 계획 발표 이후 범정부 추진단 회의를 7차례 열어 전력·용수·부지·교통 문제를 조율했지만, 현 정부는 출범 후 단 한 번도 회의를 열지 않았다”며 “전력망과 용수 공급은 선언이 아니라 실행의 문제인데, 지금은 조정 시스템 자체가 멈춰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청와대 대변인의 ‘산단 이전은 기업의 몫’이라는 발언에 대해서도 강한 비판을 제기했다.
이 시장은 “국가가 특정 지역을 국가첨단전략산업 단지로 지정하고 전력과 용수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이제 와서 기업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정부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며 “그 정도 발언으로 수도권 산업 이전론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므로 대통령이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단순한 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력·산업정책의 신뢰도를 가늠하는 시험대라고 지적한다. 반도체 공장은 24시간 무중단 운영과 초고품질 전력을 요구하는 산업 특성상, 국가 차원의 전력망과 공급 안정성 없이는 가동 자체가 불가능하다.
정부가 전력·용수 공급 약속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싼 논쟁은 이제 지역 갈등을 넘어, 국가가 산업 전략에 대해 어느 수준의 책임을 질 것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으로 확장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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