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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의 세상 이야기] 이주일이 말했다, “정치는 코미디”라고

시대일보 | 기사입력 2025/12/22 [12:03]

[변평섭의 세상 이야기] 이주일이 말했다, “정치는 코미디”라고

시대일보 | 입력 : 2025/12/22 [12:03]

[시대일보​]“못생겨서 죄송합니다.”

 

이것은 1980년대 코미디의 황제로 일컬어졌던 이주일 씨의 상징적 유행어다. 실제로 그는 잘생긴 얼굴도 아니고 말솜씨도 어눌하며 걷는 모습이 오리걸음이었는데, 오히려 그것이 웃음을 폭발케 하는 무기였다.

 

심지어 북한에까지 그의 이름이 알려졌는데 김정은의 형으로 2017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북한 공작원의 테러로 사망한 김정남이 대표적 인물.

 

김정남이 어릴 적 남한 TV에 나오는 이주일을 몹시 좋아한 나머지 이주일을 남한에서 데려오라고 졸랐다는 것이다.

 

정말 그의 인기는 황제급이었다. 그래서 1992년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이 통일국민당을 창당, 대통령 출마를 할 때 이주일 씨를 영입하였고 그는 14대 국회의원이 되었다.

 

4년 임기를 마치자 그는 정치와 연을 끊었는데 이때 4년 정치 인생을 떠나는 소감이 “공부 많이 했습니다”였다. 그러니까 코미디언의 황제 소리를 듣는 이주일이었지만, 정치인들이 한 수 위라는 이야기다. 그것은 또한 우리 정치가 코미디임을 실토한 것이기도 하다.

 

12·3 계엄 사태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부인 김건희 여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그런데 계엄령을 선포했을 때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싸움을 했다는 것이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김 여사가 남편 尹 전 대통령에게 “(당신) 때문에 망쳤다”라며 언쟁을 벌였다는 것. 김 여사는 앞으로 닥칠 일을 미리 짐작했을까? 하긴 남편이 실패가 뻔한 어리석은 행동으로 자신은 특검까지 받고 구속되는 처지가 되었고 심지어 친정어머니의 25억 원 세금 체납도 강제 집행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했을지 모른다. 그뿐인가. 명품 가방 등 비싼 물품을 받은 것도 그냥 넘어갈 텐데.

 

확실히 이것은 한 편의 코미디다.

 

통일교 게이트도 코미디 소재로 충분하다. 통일교 참모들 회의에서 2027년에 한학자 총장을 대선에 나갈 수 있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야 정당으로부터 공천권을 넘겨받아야 한다든지 ‘청와대와 국회를 점령하자’라는 발언들 역시 코미디다. 신앙적으로 국회와 청와대를 교세를 확산하자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의미가 있다면 그 자체가 코미디라는 이야기다.

 

한학자 총재가 대통령이 되면 그 참모들은 청와대도 들어가고 장관도 된다고… 이런 발언들이 법정에서 나왔다는 것이 서글플 따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주 각 부처 업무보고를 받았다. 각 부처 장관과 직원들이 대통령 앞에서 자신들의 당면 과제와 미래 지향을 보고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코미디가 연출된 것은 아쉽다.

 

대통령과 인천공항 이학재 사장 사이에 있었던 공방이 대표적 케이스다. 책갈피에 100달러짜리를 숨겨 밀반출을 하는 경우 그 단속이 공항이냐, 관세청이냐로 공방을 한 것인데 이 대통령이 문제점을 지적하면 공사 사장이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하거나 SNS에 글을 올리는 등 공격과 반격이 되풀이되었으며 결국 이것이 여·야 공방으로 번져 정치 문제가 된 것. 여당 측에서는 윤석열 정부 때 임명된 공항공사 사장이 대통령에 대든다며 물러나라고 했고 야당 측에서는 전 정권 때 임명된 사람이라 임기 전 찍어내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이 ‘도둑놈 심보’라고 한 발언도 논란이 됐다.

 

어떤 사람은 마누라 모르게 비자금을 간직하려면 책갈피가 좋겠다고 해서 웃었다.

 

사실은 국책공사 사장은 정권이 바뀌면 함께 물러나도록 법규를 고쳐야 한다. 이 밖에도 ‘환고기’ ‘탈모(대머리)’ 등 많은 화제를 남긴 국정보고였다.

 

역시 정치는 코미디라는 이주일 씨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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