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현 고유섭의 민족애와 창조정신이 인천정신으로 부활한다인천언론인클럽과 순례길학교, 우현 탄생 120주년 기념 걷기와 토론회 개최
[시대일보=장철순 기자] 한국 미술사와 미학에 대해 체계적으로 정립한 우현 고유섭 탄생 120주년을 기념한 ‘우현의 길’ 걷기와 토론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인천언론인클럽(회장 유중호)과 순례길학교(대표 조용주 변호사)는 6월 21일(토) 오후 2시 인천시청 지하 1층 회의실에서 ‘우현 고유섭의 길에서 한국미를 만나다’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
토론회에 앞서 고유섭 평전을 지은 이원규 작가는 ”올해 고유섭 탄생 120주년을 기념한 길 걷기, 학술 토론회, 시 낭송, 전시회, 판소리 공연 등 각종 행사가 다채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지난 2005년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 이후 가장 규모가 크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1962년 가을 인천 시립박물관에서 우현 현양 회의가 열린 이후 지금까지 많은 노력이 이어져 왔다“며 ”우현 고유섭 선생의 민족애와 창조 정신은 인천 정신으로 부활할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밝혔다.
이날 열린 토론회에는 우현의 막내딸 고명혜 여사와 조카 딸을 비롯해 인천시의회 김대중 건설교통위원회 위원장, 조오상 인천시 정무조정담당관, 순례길 학교 회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유중호 인천언론인클럽 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에서 송성섭 우현미학연구소장은 ‘한국미의 특질과 고려자기’에 대한 주제발표를 통해 ”우현 고유섭은 한국미의 특질을 ‘무기교의 기교’, 무계획의 계획‘으로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송 소장은 또 “일본인 야나기 무네요시가 우리의 도자기에 대해 떫은 맛으로 표기했지만 우현은 구수한 큰 맛과 고소한 작은 맛이 동시에 존재한다며 야나기를 뛰어 넘었다”고 덧붙였다.
김연신 작가는 “고유섭은 한국 미술사학의 선구자다. 한국미술을 서구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 자체적인 미의식과 역사적 흐름 속에서 정체성을 규명하고자 했다”며 “한국미의 특징은 조형감각의 내면성, 단아함과 절제, 자연에의 순응, 정석적 섬세함으로 설명했다”고 전했다.
연창호 인천도시역사관 학예연구사는 ’우현 고유섭의 예술이해의 현대성‘이란 주제발표에서 “우현은 예술을 종합적 생활감정의 소산으로 조선미술사의 예술작품에 배여 있다고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역사는 재구성되어 변화 발전하는데 한국의 미 역시 고유의 전통에 외래문화가 들어와 융합, 습합, 착종되어 나타난 것”이라며 “오늘날 세계속에 K-문화가 유행하는 것은 우리 민족이 특수성에서 출발했으나 보편성을 함유한 문화의 힘이 크기 때문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장대석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 박사는 ’우현의 고려청자 연구를 통해 본 현대적 의미의 정밀 靑瓷과 역사적 필연성‘에 대해 발표했다.
장 박사는 “한국미의 본질을 탐구하기 위해 짧은 생을 뜨겁게 불태운 우현 고유섭은 조선의 미를 근대적인 시야를 바탕으로 연구한 최초의 조선인이다. 그의 석탑 연구는 지금까지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금자탑으로 추앙받고 있다. 이에 못지 않은 고유섭의 정체성이 고스란히 투영된 연구가 고려청자에 관한 연구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제 강점기 미술사학자로서 살아간 ’우현의 길‘은 개인사나 지역사의 범주에 머무를 수 없는 역사적 필연성과 함께 새로운 코리아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을 예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희환 인천대 연구교수는 ’우현의 길에 대한 소견‘에서 “고유섭 평전을 기초로 고유섭의 길과 관련한 인천시 조례가 제정됐는데 특정한 인물, 그것도 근대이후의 문화인을 기리는 조례가 이례적으로 만들어진 건 무엇인지, 고유섭과 함께 인천 근대문화를 함께 부각시킬 수 있는 방안은 있는지 등에 대해 더욱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조례에 소개된 우현의 길과 관련해 “고유섭 평전에 수록된 1910년~20년 인천시가지 지도 중 순례길 코스로 추가할수 있는 곳은 없는지, 인천청년이 요람인 ’웃터골 운동장‘, 옛 감리서, 장인 이흥선의 집, 축현역과 연못, 애관극장 등이 ’우현의 성장 길‘에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조용주 변호사는 ”우현의 길 조성은 인천의 위대한 인물을 발굴하여 홍보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인천의 학생들에게 인천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장으로서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인천의 정체성을 만들어 줄 수 있다“며 ”우현의 길이 인천의 명품길이 될 수 있도록 역사문화계, 교육기관, 시민단체, 정치권 등의 높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순례길 학교 회원 등은 이날 오전 9시 인천 중구 용동큰우물에서 출발해 우현 생가, 답동성당, 싸리재, 창영초, 철도기공지, 숭의역, 바람숲길, 문학산 초입, 인천도호부를 거쳐 인천시청으로 가는 걷기 행사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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