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사설] 심상찮은 트럼프의 북한 핵 발언

시대일보 | 기사입력 2025/01/27 [09:00]

[사설] 심상찮은 트럼프의 북한 핵 발언

시대일보 | 입력 : 2025/01/27 [09:00]

[시대일보​]도널드 트럼프 미 47대 대통령이 출범하면서 우리에게는 관세 말고도 북한 핵 문제가 바윗덩이처럼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북한의 비핵화를 한·미는 물론 서방 세계가 공유하는 원칙으로 삼아왔다.

 

핵무기 보유국은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만이 공식으로 인정받는 교과서 같은 역할을 해왔던 것.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의사당 원형 중앙홀에서 열린 취임식 직후 행정명령 서명과 함께 열린 약식 기자회견에서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불러 충격을 주었다. 현직 대통령의 입에서 북한을 콕 집어 ‘핵보유국’이라고 하기는 처음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1기 때 세 차례 김정은과 북미 대화에 나선 경험으로 미루어 다시 김정은과의 대화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돌아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우리는 잘 지냈고 그도(김정은) 나의 귀환을 반길 것”이라고 한 것 역시 대화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라는 해석이다.

 

트럼프의 출범과 동시에 나타난 이 일련의 움직임을 볼 때 ‘비핵화’만 외쳤던 바이든 전 행정부와는 달리 현실을 인정하고 새로운 협상을 시도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사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도 장관 지명 때부터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지칭하는 등 트럼프 정부의 주류사회에서는 이 금기어 같은 단어가 회자 되었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트럼프의 측근으로부터 김정은과의 대화가 추진되는 것 같은 발언도 튀어나왔다.

 

이러한 트럼프 2기 정책이 북한 핵 문제에 적극성을 보이면 그러잖아도 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으로 불안한 한국을 패싱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소리도 높다. 오랜 혈맹으로 맺어온 한·미 관계이지만 트럼프의 거래 수완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 안보 전문가의 입에서는 미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며 북한과 군축 회담을 추진한다면 대한민국의 핵무장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은 미국에 직접 위협이 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집중해 북한과 협상을 벌인다면 우리는 궁지에 몰리게 되고 자연히 한국의 핵무장도 해야 할 시점이 된다는 것이다.

 

한국의 핵무장론은 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지만, 이 중요한 때에 우리 정치 혼란 속에 누가 주도를 해나갈 것인가. 참으로 답답하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