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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공의 단체와 야당도 ‘여야의정 협의체’ 조속히 합류해야

시대일보 | 기사입력 2024/11/13 [09:10]

[사설] 전공의 단체와 야당도 ‘여야의정 협의체’ 조속히 합류해야

시대일보 | 입력 : 2024/11/13 [09:10]

[시대일보​]의대 증원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여·의·정 협의체가 지난 11일 출범했다. 지난 2월 전공의 파업으로 의료 공백 사태가 이어진 지 9개월 만의 일이자, 9월 초 추석 연휴 응급실 대한 우려에 당정이 4자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지 두 달여만이다. 그러나 명칭과는 달리 야당과 다수 의사단체는 불참한 채 반쪽짜리로 출발하고야 말았다. 의정 갈등 해소의 실마리를 쥔 전공의 단체와 야당 측 인사가 빠졌기 때문이다.

 

의료계에서는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의회, 정부 측 인사로는 한덕수 총리, 이주호 교육부총리,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참여했지만, 전공의들은 올해 의대 정원도 의제로 올려야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전해지고 있다.

 

가관인 것은 여당보다 앞서 4자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전공의 단체 대표가 빠져 있다며 참여를 보류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야의정협의체를 먼저 제안한 것도, 의대 증원에 박수를 보낸 것도 민주당인데 정작 협의체 참여에는 발을 뺀 모양새다. 국민 생명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적 이해득실만 따지고 있는 민주당의 모습은 수권 정당이기를 포기한 것 아닌가 싶다. 반쪽짜리 회의체에서 어떤 합의를 한다고 하더라도 실효성에는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의료계가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 자체가 처음인 만큼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등 의료계의 부분적인 참여만으로도 협의체 가동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우여곡절 끝에 대화의 장이 마련된 만큼 정부와 의료계는 한 발씩 양보해 의료 정상화의 마지막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전공의 단체와 민주당도 국민 생명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에 의제 제한 없이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정부와 의료계의 치킨 게임에 국민과 환자들의 불안과 피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대로라면 내년에는 더 걷잡을 수 없는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의료 시스템은 회복 불가능한 내상을 입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의료 붕괴를 막으려면 정부, 정치권, 의료계 모두 자기주장만 할 게 아니라 이젠 대안을 놓고 타협해야 한다.

 

특히 민주당은 박찬대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여·야·의·정 협의체를 먼저 제안했던 만큼 “전공의·의대생 등 의료계 주체가 빠진 협의체는 시간 낭비”라며 참여를 미적거릴 일이 아니다. 최대 민생 문제인 만큼 주도적으로 참여해 의료단체의 합류를 설득하고 해결책 마련에 머리를 맞대는 것이 원내 1당으로서 해야 할 책무다.

 

대한의사협회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임현택 의협 회장이 탄핵되면서 의료계가 혼란스럽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참여에 미온적이지만, 시작이 반이라 했다. 정부가 총리·부총리급으로 대표자를 꾸려 적극적으로 나서는 만큼 의료계와 야당도 이에 호응해 의정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해주길 기대한다.

 

10개월째 이어지는 의료갈등 속에서 환자와 가족들이 생사를 놓고 발을 구르는 상황보다 더 시급한 민생문제는 없지 않은가. 여야의정 협의체 말고는 의료대란을 막을 마땅한 대안도 없는 상황임을 인식해 정부와 여야, 법정 단체인 의사협회와 전공의들 모두 책임감을 갖고 의제 제한 없이 모여 어떻게든 의정 갈등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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