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일보]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을 갖는다. 대통령실은 이번 담화 및 기자회견이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해소를 통해 후반기 국정 동력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여당 내부에서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간 윤 대통령의 담화와 기자회견은 오히려 논란을 만들어냈고 그로 인해 국민들에게 실망만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번에도 윤 대통령이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면 ‘긁어 부스럼’만 될 것이 분명하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언급처럼 이번 담화 및 기자회견은 반드시 국민 눈높이에 맞아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그간 제기되었던 대통령 부부와 관련한 여러 의혹들에 대해 진솔한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
대통령 부부와 선거 브로커 명 태균 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은 공천 개입 및 선거법 위반 문제를 넘어 국정농단 논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대통령실 김건희 여사 라인 청산 및 대외활동 논란도 여전하다. 대통령 배우자 및 친인척 비리를 감시하기 위한 특별감찰관 임명 문제 역시 대통령실의 미온적 태도로 표류하고 있다.
검찰이 불기소하긴 했지만 김 여사 주가조작 및 명품백 수수 의혹 등을 놓고서도 여론은 싸늘하다. 이런 일들로 국민들의 불만은 계속 쌓이고 있는데,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만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민심과 동떨어진 대응으로 일관해왔다. 국정 지지율이 10%대로 주저앉고 전통적인 지지층인 영남과 보수층에서조차 부정평가가 앞서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은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국정 난맥상과 민심 이반을 야기하는 '명태균 의혹'에 대해 한 점 의혹이 남지 않도록 해명하는 것이 우선이다. 아울러 사과의 필요성이 있다면 진심어린 사과도 필요하다. 만약 '명태균 씨와 통화 녹음 내용이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식의 법리적으로만 접근한다면 성난 민심을 되돌리기 쉽지 않을 것이다. 국민 눈높이와 마음을 헤아려 낮은 자세로 경청하고 진솔한 사과와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김 여사와 연관된 각종 논란 해소에 털끝만 한 의혹도 남기지 않아야 한다. 필요하다면 특검 수용도 언급할 필요가 있다. 읍참마속, 결자해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명 씨 사건의 진상도 숨김없이 공개하고 검찰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혀야 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요구한 김 여사 대외활동 중단과 대통령실의 ‘여사 라인’ 정리도 과감히 수용해야 한다.
윤 대통령의 말마따나 ‘국민에게 매를 맞겠다’는 각오로 진솔한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가 없다면 오히려 이번 회견으로 역풍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정권의 위기가 매우 엄중한 상황임을 다시 한번 직시하고 민심에 귀를 기울인다면 오히려 민심을 회복할 수 있는 반전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그간 국민은 물론 여야 정치권과도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대통령의 소통 방식이 ‘일방적·독단적’이라서 지지하고 싶지 않다는 의견이 있었다. 윤 대통령이 이런 지적을 겸허히 수용해 회견에서 더 낮은 자세로 국정에 임하고, 여야와도 긴밀히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무엇보다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보다 국민이 대통령에게 궁금해하는 내용을 진솔하게 들을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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