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일보=강형구 기자]대학입시에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제안한 한국은행이 정작 자체 수립한 지역인재 채용목표도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G5(종합기획직원) 이상 임직원 중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SKY) 출신 비중이 57.9%에 달하는 등 특정대학에 편중된 성향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국회의원(기재위, 서울 강서을)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9월 기준 한국은행 G5 이상 임직원 1,722명 중 SKY 출신은 997명(57.9%)였고, 전체 임직원(일반사무직원, 기능직원 등 포함) 총 2,431명 중에선 41.2%에 달했다.

서울소재 대학으로 범위를 넓히면 편차는 더 컸다. 서울소재 대학졸업자는 1,654명, 68%인 반면, 지방대학졸업자는 15.9%(386명), 고졸 15.0%(364명), 기타 사이버 대학 등은 1.1%(27명)에 불과했다.

특히, 한국은행은 자체적으로 수립한 지방인재 채용목표제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 2011년도부터 신입 종합기획직원(G5) 채용시 지방학교 출신 인재를 우대하기로 정했지만, 2024년(14년간)까지 평균 목표달성률은 71.9%에 그쳤다. 2019년과 2020년에는 목표인원 10명 중 각각 3명과 5명밖에 채용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은행은 지난 27일 ‘입시 경쟁 과열로 인한 사회문제와 대응방안’ 보고서에서 수도권 인구집중과 서울 집값 상승 등의 해결방안으로 대학입시에서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제안했다. 우리나라의 구조적 사회문제가 과도한 입시경쟁에서 기인하기 때문에 대학 입학정원에 지역별 학령인구 비율을 반영하고 상하한선을 둬 선발하자는 취지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해당 보고서 발표자리에서 “서울대·연세대·고려대 교수님들이 결단만 해주시면 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진성준 의원은“대학입시에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제시한 한은이 자체적으로 도입한 지방인재 채용목표제도 달성하고 있지 못하는 것은 심각한 모순”이라며, "한은은 정책 보고서 발간에 앞서 본인들 스스로부터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은부터 지방인재 채용목표제를 100% 달성하겠다는 이창용 총재의 공개적인 약속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임직원의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출신 현황(24.9)>

                                                                                                       (단위: 명, %) 

<한국은행 대학소재지 및 고졸 임직원 현황(24.8)>

                                                                                                    (단위: 명, %) 

기타: 해외소재 대학, 사이버 대학 등

<종합기획직원(G5) 지방인재 채용현황(24.9)>

                                                                                                               (단위: 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