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6일 성균관대를 시작으로 2023학년도 정시 일반전형 최초합격자 발표가 시작되었다.
정시모집 전형 기간은 군별로 다르긴 하나 2023년 1월 5일 (목) ~ 2월 1일 (수)이며, 정시 모집 합격자 발표는 2023년 2월 6일(월)까지이다. 정시모집 합격자 등록은 2023년 2월 7일 (화)~9일(목)이다. 최초 합격자 발표 기간과 상관없이 합격자 등록은 2월 7일에 하는 것이다.
각 대학은 입시요강에 전형 일정과 합격자 발표 예정일을 공지하고 있다.
현재 10여개의 주요 대학이 일반전형 최초 합격자 발표를 마쳤다.
그런데 각 학교 입시요강에 발표된 일정과 동일하게 발표된 대학교는 중앙대학교와 국민대학교 두 학교뿐이다.
대부분의 대학교가 어떠한 부연 설명 없이 3일 이상 먼저 발표했으며, 성균관대학교의 경우 2월 6일 이전이라는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어서 틀린 표현은 아니지만 직관적으로 보이는 숫자보다 한 달 먼저 발표하였다.
매년 비슷한 상황이라 매우 놀랄 일은 아니지만 매년 비슷한 상황이라면 정시 모집 요강에 일정을 공지해 주는 것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람의 뇌는 무작위적인 사건을 다루는 데 능숙하지 않으며 주어진 상황을 통제할 수 없게 되면 심리적으로 매우 큰 고통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경험을 통한 축적된 지식으로 통제지식을 만들어내고 이를 통하여 예측 가능성을 만들어 안정성을 추구한다. 그 실현 방편 중 하나가 상식과 보편적 사고에 따른 일정 설계와 일정 공유이다.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입시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수험생과 가족들에게 불확실한 일정은 더 큰 고통으로 다가온다.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결과 확인에 대한 두려움은 당사자가 되어보지 않고서는 결코 알 수 없는 것이다. 언제 합격자 발표가 날지 모르는 상황은 일상의 삶을 불안과 초조 속에서 살게 할 뿐만 아니라 계획적인 삶을 살 수 없기에 일상의 평온함마저 유지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입시전형 일정에 대한 신뢰는 입시를 치르고 있는 수험생과 가족들에게 예측 가능성을 통한 심리적 안정성을 보장하며 일상의 평안함을 돕는다.
대학의 입장에서는 예정된 일정보다 빨리 발표하는 것이 결과를 기다리는 수험생과 수험생 가족을 위한 편의를 도와주는 것이라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일정에 대한 신뢰이다.
전형에 따라 발표 일정을 다르게 나눌 필요성도 대두된다. 특별전형이나 실기가 있는 전형의 경우 서류 제출 마감과 실기전형이 있기 때문에 합격자 발표를 일찍 하는 것이 어렵지만 수능 100%로 선발하는 일반전형의 경우 특별히 합격자 발표를 늦게 해야 할 이유가 없다.
입시통계와 과학기술이 발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30년 전의 입시와 별반 다를 게 없는 전형 방법을 고수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또한 몇 년의 통계를 통해 정시모집 요강에 정확한 일정을 예측하여 공지하고 예시한 합격자 발표 일정에 맞춰서 발표도 가능할 것이다.
각 대학이 미래의 본교 학생이 될 수험생 중심의 편의 정책을 구상한다면 수험생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매년 입시요강에 공지한 날에 합격자를 발표하는 중앙대학교의 노력은 주목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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