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릴적 너무 날카롭지도 너무 뭉툭하지도 않게 심은 적당한 길이로 “잘 깎인 연필”을 특히 좋아했습니다. 요즘에야 연필깎이가 흔하고, 연필보다는 샤프처럼 쓰기 편한 필기도구가 많아 연필을 직접 손으로 깎을 일이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흔하지 않았던 예전에는 대부분 연필을 손으로 깎아 사용했고, 지금도 손으로 정성껏 잘 깎은 연필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너무 날카롭게 연필을 깎으면 쉽게 부러지기 일쑤였습니다. 너무 뭉툭하게만 깎으면 예쁜 글씨, 예쁜 그림을 그리는 정교한 작업을 하기가 곤란했습니다. 연필을 잘 깎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아버지는 신기하게도 연필을 잘 깎으셨습니다. 지금은 찾아보기도 쉽지 않은 투박한 면도칼로 왼손으로는 연필을 쥐고, 오른손으로는 칼을 쥐고 몇 분간 쓱싹 쓱싹 하다보면 보기좋게 잘 깎인 연필이 완성되곤 했습니다.
어릴 적에는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신기하게만 바라보았지만, 그때의 아버지보다도 더 나이가 많은 지금의 저는 아마도 아버지가 「연필을 깎는 것처럼 스스로를 잘 다듬는 방법」을 아셨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필통에 잘 깎인 연필들이 가지런히 놓인 걸 보면 공부든 뭐든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왠지 모르게 마음이 든든했습니다. 요즘엔 느끼기 어려운 감성입니다.
제9대 후반기 담양군의회가 개원하였습니다. 지난 2년 간 9명의 의원 모두는 「정성껏 연필을 깎는 것처럼 스스로를 잘 다듬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날카롭게만 깎여 스스로가 부러지는 것도 모르게 의정활동을 펼치던 열정과 군민의 목소리를 어떻게 담아낼 수 있을까 무겁게 고민하던 뭉툭한 연필의 흔적과도 같은 우직함이 조화되어 그 어느 때보다 가장 군민을 위해 열심히 일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9명의 의원 모두가 5만 군민의 “잘 깎인 연필”이 되기를 바랍니다. 필통에 가지런히 놓인 잘 깎인 연필들을 볼 때 항상 마음이 든든했던 것처럼, 잘 깎인 연필 같은 의원들을 바라보며 군민 여러분 모두가 든든한 마음을 가지시길 소망합니다.
의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군민과의 의사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군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개방적인 의사소통으로 군민과의 상호작용을 활성화해야 합니다. 후반기 담양군의회는 군민과의 의사소통을 최우선으로 군민의 삶을 변화시키는 신뢰받는 의회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군민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은 의회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입니다. 군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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