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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의 세상 이야기] 마주 보고 달리는 열차, 여의도와 용산

시대일보 | 기사입력 2024/04/22 [15:09]

[변평섭의 세상 이야기] 마주 보고 달리는 열차, 여의도와 용산

시대일보 | 입력 : 2024/04/22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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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평섭 논설고문. 前 세종시 정무부시장.    

[시대일보​]‘민주당에 민주가 없다’라며 민주당을 탈당하고 새로운 미래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오영환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어느 쪽이 이기든 앞으로 지옥 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소방관으로서 민주당에 영입되어 의정 활동을 해왔는데 이번 의원 임기가 끝나는 대로 소방관으로 복귀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거 후의 상황을 ‘지옥’에 비유하면서 갈등과 증오의 정치판을 크게 우려했다.

 

정책과 국가 미래에 대한 비전은 선거 내내 실종됐고 보복의 정치, 막말, 욕설로 뒤범벅이 된 이번 선거를 겪으면서 많은 국민들은 선거 후의 후유증이 심대할 것임을 예감하고 있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선거 기간 중인 3월 15일 우리의 정치 상황을 ‘심리적 내전’ 상태라고 말했었다. 정말 무서운 말이다.

 

이 대표의 말대로 내전 상태라면 모든 가치는 ‘네 편이냐’ ‘내 편이냐’ 진영 논리에 따라 악마도 되고 천사도 되는 것이다.

 

아무리 상대가 편법 대출을 받아 집을 샀건, 이대생들을 성상납했다는 등 저급한 막말을 했건 ‘내 편’이면 무조건 지지하는 것, 그래서 보란 듯이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것 아닌가.

 

반대로 상대가 아무리 훌륭한 인재라 해도 ‘내 편’이 아니면 복수해야 할 대상이다. 짓밟고 물어뜯어야 하는 것 그야말로 국민은 이렇게 편 가르기로 하여 내전 상태로 몰아간 것이 이번 선거다.

 

그리고 마침내 ‘심리적 내전’ 현상은 선거 후 서서히 정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의안 발의 1호로 ‘한동훈 특검법’을 선포했고 국회의원 당선 이튿날 대검찰청 앞에서 당선자들과 함께 ‘김건희 소환하라’를 외쳤다. 한동훈 전 국민의 힘 비대위원장은 검찰에 있으면서 조국 대표와 그의 부인 정경심 교수의 자녀 입시 비리 등 수사를 지휘했기 때문에 가슴에 맺힌 게 많을 것이다.

 

당연히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도 그런 감정을 갖고 있을 것.

 

조국 대표뿐 아니라 조국혁신당의 비례대표 1번으로 당선된 박은정 전 법무부 감찰 담당관도 “윤석열 대통령이 그만두면 나도 의원직을 내려놓겠다”라고 말할 정도로 한을 갖고 있다.

 

그는 법무부 감찰 담당관으로 있으면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업무 감찰과 채널 A 사건을 다루었는데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해임되었다.

 

역시 비례대표로 조국혁신당 국회의원이 된 황운하 의원은 윤석열 검찰총장과 한동훈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시절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으로 기소되어 1심에서 징역형의 유죄를 선고받은 입장.

 

그는 당선 소감 1성이 ‘한동훈 특검’과 ‘김건희 여사 특검’을 제1과제로 선언했다.

 

함께 금배지를 달게 된 차규근 전 법무부 연수원 연구위원 역시 검찰 개혁과 특검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조국혁신당뿐 아니라 친문·반윤 검사로 잘 알려진 이성윤 전 서울 중앙지검장도 민주당 간판으로 당선되었는데 ‘김건희 부부 종합 특검’을 벼르고 있다.

 

민주당에는 이성윤 검사장 말고도 이번 선거에서 21대보다 더 많은 강경파 그룹이 당선되어 정권 심판과 검찰 개혁, 갖가지 의혹들에 대한 특검 등을 강력하게 밀고 나갈 것이란 관측이다. 윤 대통령과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 대한 포위망이 좁혀 오고 있는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오영환 의원이 예언한 것처럼 ‘지옥’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지 모른다.

 

악마 아니면 천사.

 

이 극단적 진영 싸움이 자칫 빈대 잡자고 초가집을 태우는 현상이 일어나지 말아야 할 텐데 과연 그렇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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