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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요한 혁신위 ‘용두사미(龍頭蛇尾)’로 끝나려나

시대일보 | 기사입력 2023/11/27 [09:00]

[사설] 인요한 혁신위 ‘용두사미(龍頭蛇尾)’로 끝나려나

시대일보 | 입력 : 2023/11/27 [09:00]

[시대일보​]지난달 23일 출범한 국민의힘 혁신위가 출범한 지 한 달 만에 비정치인 출신인 박소연·이젬마·임장미 혁신위원 3명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기현 지도부’와 ‘인요한 혁신위’의 갈등이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혁신위의 기존 임기는 다음 달 24일까지로 혁신위원 3명의 사의 표명 이유는 같은 날 김경진 혁신위원이 회의에서 “혁신위는 김기현 지도체제 유지를 위한 시간끌기용일 뿐”이라고 한 말이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이날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당 지도부와 중진,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의 총선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등 ‘희생’을 권고한 2호 혁신안을 다음 주 정식으로 의결해 당에 공식 요구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일부 혁신위원들은 2호 혁신안을 이번 주에 정식 의결해 최고위에 송부하자고 주장했지만, ‘일단 지도부에 한 주 정도 시간을 더 주자’는 쪽으로 결론이 나면서 사의를 표명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더해 김 대표가 최근 자신의 지역구인 울산 남구을 재출마 의지를 간접적으로 시사하고, 최고위원 보궐선거와 공천관리위원회 조기 출범 등으로 지도체제 ‘굳히기’ 행보를 보이면서 혁신안을 거부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는 점도 혁신위원들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이들의 정식 사의 표명을 듣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들은 ‘사의 표명’ 언론 보도 이후 외부와의 연락을 차단하고 있는 상태로 전해졌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혁신위는) 지금까지 온 반응에 대해 굉장히 냉담을 하고 있다. 아주 좋지 않게 생각한다”며 “분위기가 상당히 격앙된 아주 절박한 심정이었다는 것을 전달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혁신위가 다음 주 정식으로 혁신안을 의결해 최고위에 올려도 당 지도부가 끝내 혁신안을 거부한다면 인 위원장이 혁신위 조기 해산 등의 ‘결단’을 내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다음 주가 김기현 지도부와 인요한 혁신위 갈등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국민의힘이 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킨 이유는 지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의 충격 때문이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윤석열 정부의 중간 평가 성격을 갖는 만큼 여야 모두 총력전을 펼쳤고 결과는 56.52%를 득표한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9.37%를 얻은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를 17.15%p 차로 제치고 당선됐다.

 

총선을 5개월여 남은 시점에서 치러진 시점에서 참패의 성적표를 받아든 국민의힘 입장에서 22대 총선에서 수도권 위기론을 타파하고 전열을 가다듬기 위해 만든 혁신위가 내미는 혁신안을 당 지도부나 친윤 핵심, 특히 영남 중진 의원들이 총선 불출마나 험지 출마 권고안을 거부하는 것은 혁신위 존재 이유 자체를 부인하는 것에 다름아니다.

 

더구나 한국갤럽이 지난 21~23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김 대표와 인 위원장의 역할에 대한 평가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김 대표의 당 대표 역할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26%(부정 61%), 인 위원장의 역할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42%(부정 39%)로 조사됐다.

 

김기현 대표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높다는 사실은 정권 안정론을 기치로 내건 국민의힘 지도부가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국민여론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혁신(革新)이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한다는 뜻이다. 선거에서 참패한 정당이 새롭게 태어나겠다고 대국민 선언을 해놓고 혁신안은 거부하는 모양새는 기만적 행태다.

 

국민의힘이 현재와 같은 수직적인 당정관계에서 벗어나 수평적인 당정관계의 수립, 그리고 친윤핵심의원들의 과감한 기득권 내려놓기를 통해 체질 개선을 하지 않는다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는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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