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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 ‘행정망 먹통’, 디지털 테러에는 감당해낼 수 있을까

시대일보 | 기사입력 2023/11/21 [09:00]

[사설] 정부 ‘행정망 먹통’, 디지털 테러에는 감당해낼 수 있을까

시대일보 | 입력 : 2023/11/21 [09:00]

[시대일보]정부가 디지털 ‘먹통’에 속수무책이었다. 국가 정보시스템 장애로 대국민 서비스가 중단된 지 3일 만에 정상화 됐다. 그 사이 행정안전부의 행정전산망과 ‘정부 24’ 서비스가 불통, 민원인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정보기술 재난 피해가 국가 행정망에서 발생한 것이다. 아날로그 행정으로 전락한 지 꼬박 사흘 동안 정부의 총체적 부실이 드러났다. 윤석열 정부가 내세운 ‘세계 최고의 디지털 정부’는 허상이었다. 중대 디지털 재난에도 원인을 찾지 못하고 허둥대다가 시간을 허비했다. 계획적인 디지털 테러에는 어떻게 감당해 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행정안전부 고기동 차관은 19일 브리핑을 통해 정부가 공무원 전용 행정망인 ‘시도 새울행정시스템’을 서비스 중단 사흘 만에 완전 복구했다고 밝혔다. 고 차관은 “‘정부 24시’를 통해 민원을 발급하는 데에 불편함이 전혀 없고 이틀간의 현장점검 결과 시도 새울행정시스템도 장애가 없다”면서 지방행정 시스템의 정상화를 알렸다. 20일부터 민원 현장에서 각종 증명서를 정상 발급한다는 이야기다.

 

“현재 행안부의 전국적인 네트워크 장애로 일부 서류(주민등록 등·초본/인감증명서/본인서명사실확인서/전입세대열람/정부24 어디서나 민원 등) 발급이 불가합니다” 전국 일선 행정기관 민원실에는 이 같은 문구로 정부 행정 전산망이 마비돼 공공기관의 온·오프라인 민원서류 발급이 모두 중단됐다는 사실을 알리는 낯선 분위기를 연출했다.

 

발단은 지난 17일 오전 전국 지자체 공무원 시스템 접속 중단 사고로 주민센터 등 민원 현장에서 증명서 발급이 중단됐다. 오후에는 정부 온라인 민원서비스인 ‘정부 24’도 접속이 멈춰서 온·오프라인 민원서류 발급 서비스가 올스톱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행정안전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금일(17일) 발생한 시도 새올(지방행정공통시스템) 장애로 지자체 민원실과 정부24 등에서 업무처리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전산 장애로 인해 국민이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주민센터에서 처리되는 납부, 신고 등 공공 민원에 대해서는 납부기한을 장애가 복구되어 납부할 수 있게 되는 시점까지 연장하고, 확정일자 등과 같이 접수와 즉시 처리를 요하는 민원은 민원실에서 먼저 수기로 접수를 받고 이후 오늘 자로 소급하여 처리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그리고 하루가 지나서야 18일 오전 정부24 서비스를 임시로 재개한 행정안전부는 19일에야 “이번 장애의 원인은 새올인증시스템에 연결된 네트워크의 장애인 것으로 밝혀졌으며, 해당 장비를 교체한 이후 서비스를 정상 재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의 원인이 내부 시스템 결함이었다는 사실만 확인했다. 원인 분석은 과제로 남았다. 우회 시스템을 통한 서비스 복구도 없었다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원인을 찾아내고 우회 시스템을 확보하는 등 실효적인 대응책을 찾아야겠다. 정부는 이번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고 부실 대처 책임을 따져 물어야 한다. 정부의 무능과 무사안일한 태도를 바로잡지 못하면, 앞으로 벌어질 수 있는 외부세력의 계획적인 단계별 디지털 테러에 대응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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